시 선 의 부 담 감
- Jun'D

- 2020년 7월 29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0년 7월 31일

자아 성찰이라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계속 자신에 집중을 한 나머지, 자신 스스로를 한 박스 안에 가둔 꼴이 되었다. 처음엔 추억이란 매개물로 질퍽거리는 진흙탕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게 하고, 나온 후엔 남의 시선이라는 기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 아시아프 2020에서 보여주고 있는 작품 이전의 시리즈의 주제로 추억이란 매개체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 추억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바꿀 수도 없는 자산이다. 오직 망각으로 인해서 사라지는 존재라. 그때까지는 각자 주변에서 항상 서성이고 있다. 누구에게는 두려운 존재일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활력소가 되는, 긍정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나는 영국으로 유학을 가 대학 생활을 할 때부터 향수병에 시달렸다. 집으로 돌아가 고픈 심정이 아니라, 특정 시기로 돌아가 고픈 마음 병 이였다. 종종 현실에서 사는지 잊을 때도 있다. 그나마 현실로 다시 인지하게끔 할 때가 날씨가 맑고 노을이 질 때이다. 그 시간이 가장 아름답고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다. 부드러운 붉은 물감이 세상의 끝에서 퍼지면서 어둠으로 녹는 걸 바라보면 생각이 저절로 정리가 되곤 한다. 과거의 꿈 속이 과연 현실인지 아닌지 이제는 분간이 안 되곤 한다.
내기 추구하는 작품들을 만들면서 게임 'Gris(그리스)'가 항상 떠오르곤 한다. 이 제임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자 자기 자아의 중심 이였던 어머니를 잃어 지금까지 지내왔던 세계가 무너지고 슬럼프에 빠졌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새로운 삶을 향해 가는 여경을 그린 게임이다. 음 글쎄. 왜 항상 그게 생각나는지는 모르겠다. 뭔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구축해 나가는 모습이 비슷해서 그러나? 그 뒤로 게임 주인공처럼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2019년 후반부터 새 시리즈를 구상하고 그리기 시작을 하였다. 작품만 봤을 때 노을의 아름다움이 좀 돋보였다고 할 수 있는 전 시리즈와는 다르게 조금 어둡게 갈 생각으로 잡았다. 남들이 나를 볼 때 시선과 내가 느끼고 있는 불안감, 그리고 어딘 가에 갇히게 된 나를 주제로 하기 시작했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알기 위해 조금 더 깊이 들어가려고 한다.
책 어린 왕자에서 영감을 받았었다. 한 비행기 조종사와 어린 왕자의 이야기 중 양을 그려 달라는 줄거리가 있다. 요구사항이 많아 조종사는 한 박스를 그려주며 어린 왕자가 원하는 양이 그 박스 안에 있다고 설명을 했다. 어린 왕자는 그 말을 듣고 만족을 했지만 사실 그 누구도 어떤 양이 있는지도 모르고, 아무것도 없는 빈 박스 일지도 모른다. 그저 각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열린 생각으로 남게 되어있다. 즉, 안에 있는 양은 보는 이의 시선의 기준에 맞춰져 있는 형태로 되어지고 있는 거다. 아니, 되어야 만 한다.
현 사회도 그렇다고 느껴지고 있다. 인터넷과 TV 등 개개인의 사생활을 더 쉽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 특정 사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적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일부는 악성으로, 자신한테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지 않고 깎아 내린다. 이로 인해서 연예인들도 포함해 꽤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하고 생명을 앗아가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많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래서 한국 사회가 다양한 개성을 표현하기에는 힘든 곳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러한 현상이 내가 갇혀 있는 그 '어딘가'를 상징하기도 하다. 사회가 만든 주어진 잣대와 시선, 그리고 이러한 잣대 속에 맞춰서 살아가야 지만 최소한의 욕은 안 먹을 수 있다는 것과 주변인들이 기대하는 모습도 또한 들어가져 있다.
이런 압박감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에 의해나 다운 나를 가꾸지 못하고 살았던 것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있다. 내가 남들의 시선을 받아드리기에 아직까지 나만의 특별한 자아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늦게 나마 조금씩 채워 사람들을 내 세상으로 채울 수 있는 여정을 그리려고 한다. 어떠한 시선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겠지만, 나로서는 지금은 모든 시선이 부담이 되고, 부정적이며 약간 위험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방어적인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도 느껴지는데, 그것도 또한 배경을 검게 칠하는 데에 무의식적으로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어두움이 숨기는 데에 가장 좋은 곳이라 나 포함하여 다들 생각하지 않나 싶기 때문이다. 내 개인적인 여정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내 작품을 보며 자기 자신이 이러한 잣대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강요하고 있는지, 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을 던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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